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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길을 찾는 언론인들의 기록 / 이채훈(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글쓴이 : 5·18기념재단    작성일 : 2022-01-26     조회 : 222

 

- 파울 슈나이스(Paul-Schneiss) ⓒ광주MBC 이정현, 2019

 

 

진실의 길을 찾는 언론인들의 기록

 - 11회 5·18 언론상 심사 후기

 

이채훈(제11회 5·18 언론상 심사위원장,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2021년 10월 26일 노태우가 사망했고, 이어서 11월 23일 전두환이 사망했다. 학살의 주범들이 세상에 없으므로 법적 응징의 가능성이 사라져 버린 셈이다. 이 정부는 노태우를 국가장으로 예우, 어정쩡하게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전두환은 사과는커녕, 마지막 순간까지 거짓을 주장하며 무덤으로 들어갔다. 이들에 대한 단죄는 글자 그대로 ‘역사의 법정’으로 넘어갔다.

 

  전두환이 학살의 최고 책임자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집단발포의 구체적인 명령계통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법정이 충분히 제구실을 못한 결과 ▲학살의 명령계통 ▲가해자들의 양심선언 ▲사망자와 실종자와 부상자의 정확한 실태 ▲정당한 배상과 보상 ▲진실에 바탕한 사과, 용서, 화해 등 진상규명의 과제는 시민사회가 짊어져야 할 과제가 됐다. 진실에 다가서는 경로는 여러 갈래였다. 올해 제11회 5·18 언론상은 진실로 가는 길을 뚫기 위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노력해 온 수많은 언론인들의 피땀 어린 발자국이었다. 

 


오마이뉴스, 젊은-시절-정양숙(왼쪽)과 콜렛-누아르

 


- JTBC,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 북 특수군 김명국 추적

 

 

  취재·보도 부문 출품작 17편 중 수상작은 ▲오마이뉴스 <두 여성의 5월>(소중한) ▲JTBC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 - 북 특수군 김명국 추적>(봉지욱, 라정주)이었다. 

 

  <두 여성의 5월>은 5·18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신군부의 모진 고문을 마다하지 않은 콜레트 누아르(프랑스, Colette Noir)와 故정양숙의 이야기다. 한국에 머물던 콜렛 누아루는 5·18 진상을 담은 문건과 녹음 테이프를 故정양숙과 함께 천주교계에 전달했고, 이는 일본을 경유해 외신 보도로 이어졌다. 취재진은 외교부 비밀 문건을 입수하여 두 주인공의 심층 르포를 3회에 걸쳐 연재했다. 5·18민주화운동으로 외국인이 소환조사 대상에 오르고 조사까지 받은 유일한 사례였다.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의 뿌리>는 5·18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인 ‘북한군 개입설’을 처음 유포한 인민군 출신 탈북민 김명국(가명)을 집요하게 추적, 5·18 북한 개입설이 지어낸 이야기였으며, 5·18 당시 본인은 광주가 아닌 평양에 있었다는 고백을 이끌어냈다. 지만원 등이 확대재생산하고 전두환이 악용한 북한군 개입설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보도였다. 

 

 


KBS광주, 나는 계엄군이었다 

 

 

  사진·영상·다큐멘터리 부문은 5편의 출품작 가운데 KBS광주 <나는 계엄군이었다>(김무성, 김지상)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진은 11공수 소속이었던 최병문씨를 수차례에 걸쳐 인터뷰해 소중한 양심선언을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주남마을 학살사건의 진실 규명에 기여했다. 음성변조와 모자이크 처리 없이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돋보였다. 높은 전국 시청률(6.3%)을 기록하여 큰 반향을 남겼고, 가해자 측에 섰던 여러 사람들의 양심선언을 추가로 이끌어 낼 도화선이 됐다.

 

 


광주MBC, 랜선 오월길

 

 

  뉴미디어 콘텐츠 부문 수상작은 광주MBC 특별생방송 <랜선 오월길>(연출 백재훈)이다. 80년 당시 항쟁에 참여한 10대의 이야기를 2021년 현재의 10대에게 부담 없이 전달한 형식이 참신했고, 50명의 학생을 인터넷으로 연결,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광주의 진실을 오염시키는 가짜뉴스에 대해 스튜디오 토크로 알기 쉽게 설명한 대목들이 돋보였다. 

 

  공로상은 독일의 파울 슈나이스(Paul Schneis) 목사에게 드렸다. 슈나이스 목사는 독일 선교사로 일본에 파송되어 일하던 1980년 5·18의 참상을 NDR 도쿄지국에 알려서 힌츠페터 특파원이 취재를 시작하는 기폭제를 마련했다. 그는 힌츠페터 기자로부터 받은 5·18 영상 사본을 국제앰네스티와 전세계 기독교 교단에 보내 광주의 진실을 전세계에 알렸다. 그는 박정희 유신시대부터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리며 지원했고, 최근까지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 투쟁, 세월호 진상규명 등 한국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이어왔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그와 그의 가족의 공로를 기려야 한다는 데에 심사위원들은 의견이 일치했다.

 

  비록 수상작이 되지는 못했지만 모든 출품작들은 5·18 진상규명에 소중한 기여를 했다. ▲5·18 기소유예자들이 겪은 고난의 세월(세계일보) ▲신군부의 전차동원 지시 거부한 이구호 장군(한겨레신문) ▲5·18 41주년 특집 <80년 5월 그 후>(전남일보) ▲<시사직격 - K공작계획의 실체>(KBS, 훈프로+뉴스타파) ▲5·18 40주년 연중기획 <내인생의 오일팔>(광주MBC) 등 여러 갈래 길로 5·18의 진실에 다가서려는 언론인들의 값진 노력을 보여주었다. 대구 경북 지역의 언론사인 KBS대구와 대구MBC에서 출품한 작품은 5·18이 광주·전남의 지역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의 역사라는 점을 각인시킨 값진 시도였다. 광주가톨릭평화방송 <1996년 다시 유죄>는 라디오 다큐와 유튜브를 결합한 이른바 ‘라튜브’ 형태로, 1996년 전두환 피고에게 사형을 선고한 세기의 재판에 참여했던 5월 관계자들을 발굴해 그들의 생생한 경험과 소회를 담았다. KBS의 뉴스9 영상 <떠난 그들이 하지 못한 말… ‘봄날’이 그려낸 광주의 열흘>은 임철우의 장편소설 <봄날>을 소개한 리포트를 애틋한 영상으로 살려내어 호평을 받았다. 

 

  2021년 5·18은 미얀마 쿠데타와 맞물려 있었다. ▲TBS의 , ▲광주MBC <마웅과 샤샤의 광주일기>, ▲kbc광주방송 <토크멘터리 - 쿠데타의 역사>, ▲포항MBC <미얀마를 위한 비대면 콘서트 - 이라와디여, 민주주의로 물결쳐라>는 5·18과 미얀마 상황을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5·18이 인류 보편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닿아 있음을 자연스레 드러냈다.

 

  한 해가 갔다. 학살의 최고 책임자는 세상에 없지만, 역사의 법정은 여전히 열려 있다. 진실규명을 위해 언론인들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2022년 제12회 5·18 언론상을 통해 우리 모두 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길 기원한다. 

  

 

 ※ 5·18기념재단 소식지 <주먹밥> 59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자세히 보기 클릭) 

 

 

 

 

+ 5‧18언론상(자세히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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