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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제는 세계로 / 정병호(광주일보 기자)
글쓴이 : 5·18기념재단    작성일 : 2022-01-17     조회 : 155

5·18, 이제는 세계로

정병호(광주일보 기자)

5·18기념재단이 전세계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이슈에 대해 발언을 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18기념재단이 지난 9월30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nomic and Social Council, ECOSOC)’의 비정부기구(NGO)위원회로부터 ‘특별 협의 지위’를 획득했다.

경제사회이사회의 협의 지위는 일반·특별·명부상 지위로 나뉘는데, 특별 협의 지위는 유엔이 개최하는 각종 회의에 참석할 수 있고 안건에 대해 서면 또는 구두로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또 유엔 시설을 이용하거나 특별 협의 지위 명의로 부대 행사를 개최하고 다른 단체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특별 협의 지위는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친다. 19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비정부기구 위원회가 후보 단체를 추천하면 54개 유엔 회원국이 참여하는 경제사회이사회 해당 단체의 전문성과 역량을 판단한 후 협의 지위를 부여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1만5000여개의 비영리단체 중 경제사회이사회의 특별협의 지위를 얻은 단체는 ‘환경운동연합’, ‘민주사회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흥사단’ 등 78개(2021년 기준)에 불과하다.

‘5·18’은 한때 입에 담을 수 없는 금기어였다. 1980년대 신군부는 5·18을 역도의 폭동으로 매도했고 군화발로 짓눌렀다. 그 암흑의 시대를 넘어 이제 전 세계에 ‘5·18 민주화 운동’의 이름으로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축하를 넘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난의 십자가였던 5·18이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 됐고, 민주화를 염원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겐 희망이 된 것이다.

5·18기념재단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유엔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동안 5·18기념재단이 전 세계의 인권 탄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외쳐왔던 5·18 정신과 연대의 목소리가 공허한 외침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한 벅찬 순간이었다.

5·18 기념재단은 그동안 ‘5·18의 세계화’를 이슈로 세계 각지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활동을 펼쳐왔다. 20년 넘게 지속한 광주인권상 시상을 통해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의 세계 현장 활동가들을 지지해왔다. 국내외 인권활동가들과 민주 · 인권 이슈를 공론화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끊임없이 국제 민주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평화 · 인권 포럼’을 매년 진행했다. 한편 아시아 인권현장 제정으로 아시아 인권의 보편적 기준과 국제적 인권규범을 동시에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홍콩, 태국,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 실제적이고 직접적으로 연대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지위 승인은 5·18 기념 재단이 지금까지 펼쳐왔던 이러한 노력들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21년 3월 미얀마 상황에서 5·18기념재단의 활동은 눈부셨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고 민주인사와 소수민족이 탄압받는 사태가 벌어진 초기에 국제사회의 대응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미적거리고 있던 세계 각국이 방관자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군부를 규탄하는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세계 각국이 허둥대고 있던 바로 그때, 5·18기념재단을 중심으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지닌 많은 한국 시민들이 미얀마 시민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끊임없이 미얀마인들에게 희망이 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민주화투쟁을 지지하는 각종 성명 발표와 함께 후원금 의료물품 등을 모아 전달했고 사진 전시 등 미얀마 내부 소식을 전달하 국제적인 연대를 이뤄냈다. 5·18기념재단이 보여준 원칙의 지향과 적극적인 대응이 5·18 정신을 광주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의 보편적 정신으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5·18 기념재단은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들 및 단체들과 함께 민주화를 위한 열정을 공유하며 5·18을 세계적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1980년 광주의 노래였던 ‘님을 위한 행진곡’이 아시아 민주화시위 현장에서 불리는 일은 이젠 생소하지 않다. 5·18이 광주와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 민주주의 상징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나 5·18기념재단이 이번 지위 승인으로 샴페인을 터트릴 자격을 갖췄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5·18 정신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이번 지위승인을 계기로 5·18 기념재단은 외형적 성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놓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직설적으로 말해, 이번 기회에 5·18 기념재단은 이제 우리 사회의 심연을 돌아보며 그동안 걸어왔던 스스로의 족적을 되돌아 성찰해야 한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열흘 동안 항쟁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광주를 지킨 ‘희생’은 많은 사람에게 부끄러움을 심어줬다. 이 부채의식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큰 동력이 됐다. 그리고 결국 5·18은 1987년 6월 시민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을 촉발하면서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여는 거름이 됐다. 5·18정신이 광주의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바람으로 5·18 기념재단은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정작 우리 주변의 인권 사각지대에 대해서는 소홀했거나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5·18기념재단은 그동안 국제사회를 향해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큰 목소리를 내온 만큼 국내의 소수자, 환경, 난민, 노동, 젠더, 장애인, 난민 등 다양한 인권분야에 대해서도 오월정신의 실현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소외받는 이와 연대해 평등과 나눔의 5·18정신을 실천하겠다는 5·18기념재단의 설립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이다. 오월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해선 5·18이 우리 주변의 사회문제와 연대해 목소리를 내어 가며 거듭 확장해야 한다.

1980년 광주를 피로 달궜던 오월 정신을 우리 생활 속에 일상화하기 위해서, 또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오롯이 이어주기 위해서는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권과 소수자 문제를 오월의 이름으로 당당히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5·18은 기념관과 사적지·묘지를 벗어나 거리로 도심으로 스며들 수 있고, 우리 일상으로 진입할 수 있다.

1980년 5월 죽음을 앞둔 광주시민은 인간성을 잃지 않고 공동체를 유지했다. 5·18기념재단의 유엔 특별협의 지위 획득으로 더 이상 5·18은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박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오월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전 세계인과 노력해야 할 때다.


※ 5·18기념재단 소식지 <주먹밥> 59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자세히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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