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18 기념식에서 고 안종필군 사연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파 그날의 사연을 재 구성하여고 안정필 군의 어머니 이정남 여사께 드리고 싶어 써본 글 입니다전문가도 아니고 글 써본 경험도 없는 사람으로써 혹시나 마음 상하시면 어쩌나 하는 심정입니다. 결례가 된다면 너그러이 용서를 바랍니다< 17살에 멈춰버린 아들의 기억 >뿌연 최루탄 연기 속에서너를 찾아 해메던 핏발선 내 눈에저멀리 네 모습이 금방 눈에 띄었지그 아수라장에서도길가에 서 있던 날 발견해낸 너바로 다가와 내게 모자를 씌워주고선"엄마 나 바로 가야 돼" 단 한 마디하고돌아서서 떠나간 뒷 모습뭔가 불길한 느낌은 왜일까?도저히 참을 수 없는 초조함에속이 새까맣게 탄다는 심정을늙은 이 나이에 뼈저리게 느끼며널 찾아 나선 이 어미도청에서 다시만난 너에게"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는 어미의 말 앞에그땐 이미 넌 내 아들이 아니었어눈빛이 달랐고 결연한 네 모습"친구가 죽었는데 나만 어떻게 빠져 나오느냐?"내게 건넨 너의 그 한 마디에할 말을 잃고 있던 그 순간에넌 벌써 내 눈 앞에서 사라지고 없었어그렇게 덩그러이 혼자서내 모습을 확인한 것은 한참 후떠나간 모습도 기억에 없고그날 널 붙잡지 못한 것이그때가 너와의 마지막일 줄이야너와의 평생의 이별일 줄이야가슴속 평생의 한이 될 줄이야그렇게 널 떠나보낸 이 어미는폭동자의 어미가 되어손가락질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심지어 우리를 괴물이라 하지만사실 우린 죄인이었고 괴물이었지바늘방석 위에서 고통의 40년 삶그나마, 세월 지나 세상이 바뀌어목에 쓴 칼은 벗었고많은 이들의 위로와 격려가 있지만아직도 진실을 외면하고진상규명을 방해하며망언을 쏟아내는 현실에 분노가 치민다5.18 시민군의 방송인 박영순은눈물의 마지막 가두 방송을가슴 속에 평생의 속죄로 여기며 산단다그날 그 마지막 방송을 하지 않았다면나오지 않았을 사람들의 희생에그들에게 더 없는 죄책감을 느끼며너도 나도 폭도의 죄인이었고아직 살아있는 우리는 정말 괴물일꺼야이제 이 괴물 어미도 기운이 다해간다남은 시간은 많치 않고시간은 결코 내 편이 아닌 듯 하구나네 모습을 본지가 40년이 지났어도네 모습은 또렷한데기억 속의 네 모습은 변하질 않아내 모습은 백발이 되었건만어른이 되고 가장이 되었어야 할너는 아직도 까까머리 그대로구나어른이 아니어도 좋고까까머리 그대로라도 좋다단 한 번 만이라도꿈 속에서라도온전히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제 마지막 소원이라면네가 폭도가 아니었고너의 죽임에 사죄를 받아볼 수 있으려나이승의 꿈에서 널 보고저승에서 만나자꾸나고(故) 안종필 군의 어머니 이정님 여사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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